*그림책으로 배우는 글쓰기

그림책을 통해 삶의 질문과 글쓰기 주제를 찾아보고, 

자기만의 글쓰기를 시작하는 과정의 수업입니다. 

- 함께 읽을 그림책들

『점』, 피터 H 레이놀즈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 찰리 맥커시

『얼굴이 빨개지는 아이』 장 자크 상페

『100만 번 산 고양이』 사노 요코

『살아있다는 건』 다니카와 슌타로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청소년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나’라는 존재에 관해 그때만큼 신선하고 폭넓은 상상을 할 수 있는 시기가 또 있을까요? 잡지사 에디터로 일하며 몇몇 청소년에게 메일을 받았습니다. 요컨대 대다수의 내용은 “잡지사 에디터가 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였습니다. 그런 메일을 받을 때마다 눈앞이 어두워졌습니다. 실패가 없는 길은 저도 몰랐으니까요. 잡지를 많이 읽어 보라든가, 잡지 기사의 구성대로 글을 써 보라든가 하는 원론적인 방법만 제시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메일 말미에 이런 말을 쓰려다 그만둔 적이 많습니다. ‘어디를 향해 가더라도 자기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스스로 끊임없이 묻는 시간을 가지세요’ 하는 말이죠. 만약 제가 청소년기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나를 향한 질문과 대답을 전부 기록했을 겁니다. 그것들이 삶의 지도가 될 수 있다는 걸 이제야 체감하고 있으니까요. 저는 이 활동을 통해 청소년 여러분과 몇 가지 질문을 공유하고 대답을 적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했습니다. 이를테면, 누군가 제시하는 길이 아닌, 저마다의 지도를 하나씩 그려 나가는 작업인 셈이죠. 제가 미처 갖지 못한 지도를 함께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그 과정은 저의 작품 활동에도 질 좋은 영양분이 될 것입니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시절의 감각과 질문, 고민을 떠올리게 될 테니까요. 이 프로그램이 누군가의 지도가 그려지고, 누군가의 세계가 넓어지는 일을 가능하게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림책을 통해 현재의 나는 어떤 사람인가, 무엇에 웃고, 언제 우는가. 어떤 감정이 나를 가장 강력하게 이끌고, 무슨 마음이 나를 평온에 머물게 하는가를 묻는다. 다른 이의 작품에서 내 안에 있는 질문에 답을 해보고 그것을 주제로 삼아 자기만의 글쓰기를 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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