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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밖 청소년과 함께 하는 뉴스레터 독자원고 > 내일새싹학교에 다니는 14살 중학생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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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08

학교 밖  청소년과 함께 하는 뉴스레터 독자원고 

내일새싹학교에 다니는 14살 중학생의 이야기
 
문지현             

나는 지금 14, 중학교 1학년이다. 내일새싹학교에 다니고, 과목 중에 가장 좋아하는 과목은 수학이다. 수학이 가끔씩은 내 머리를 어지럽히는 것을 넘어서서 머리에 아무 생각이 없도록 만들기도 하지만, 난 수리 문제를 풀었을 때의 성취감과 쾌감 덕분에 수학을 제일 좋아한다. 참고로 우리 학교에서는 수학을 수리라고 부른다. 요즘에는 글쓰기에도 흥미가 생기고 있는 시점이다. 평소 생활에서는 뒹굴뒹굴하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주말에는 밖에 잘 안 나가고 내 방에서 자주 뒹굴뒹굴거린다. 사실 밖에 나가기 귀찮아서 안 나가는 것이다. 다들 중학교 때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교친구들과는 비교적 잘 지내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가끔씩 친구랑 크게 싸우기도 하는데, 어쩔 땐 금방 화해하지만, 가끔씩은 며칠에서 몇 주까지 말도 안 한 적도 있다. 그만큼 난 고집이 쌔다.

 

체육이나 뛰어노는 것 보다는 누워서 책보거나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는 것을 좋아한다. 움직이는 것보다 머리 쓰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다.

 

나의 하루 생활에 대해 소개를 해야겠다. 나는 아침 9시에 등교를 해서 마음날씨라는 것을 적는다. 이것은 자신의 현재 마음상태를 날씨로 표현하거나 색깔로 표현하거나 해서 자신의 현재 마음 상태를 알아본 후 어떻게 하면 이 마음상태가 더 좋아질까를 생각해보기 위해 쓰는 것이다. 마음날씨로 하루를 여는 것이다.

 

마음날씨와 더불어 하루 생활을 마칠 때 마디맺음도 한다. 학교생활을 다 마치고 마디맺음실에서 하루를 끝마치는 명상을 한다. 마디맺음 방식도 다양하다. 안마도 하면서 피로를 풀기도 하고, 숫자 세기 명상으로 집중력도 높여보기도 하는 등 마디맺음 종류가 많다. 주로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명상을 많이 하는 편이다.


20140912북한산등산.jpg
 

대안학교를 잘 모르는 분들이 대안학교는 공부를 안 하는 학교라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것은 엄청난 오해이다. 아니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이다. 우리는 학교를 다니면서 많은 공부를 한다. 여기서 일반학교와의 차이점이 있다. 일반학교는 매일 교과수업을 하고 그 후에 각자 방과 후 수업을 하지만, 우리 학교는 미래를 위한 공부를 한다.

 

교과수업은 물론 하고, 여름학기에는 저학년들은 짧게는 일주일, 고학년들은 길게는 한 달에서 세 달의 기간동안 경북 봉화에 가서 이동수업을 한다. 이동수업에서는 식사당번을 정해서 매일 식사를 준비하고, 설거지는 물론, 내일학교 닭장에서 아침 운력도 하고 하면서 자기주도생활을 한다. 저학년들은 마을 안에 있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지내지만, 고학년(5학년 이상)들은 산속에서 텐트를 치고 생활을 한다. 그렇게 자기주도생활을 몸으로 실천하며 배운다.

 

가을학기에는 봉화에 예자람이라는 것을 간다. 예자람은 말 그대로 예를 자람하기 위해 간다. 예란 무엇인가도 배우고, 예를 실천하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등을 배우고 하면서 나를 위한 자람을 한다.

 

우리는 교과수업도 일반학교와는 좀 다르다. 일반학교에서 하는 국어는 우리말글 수업인데, 우리말글 수업도 여러 가지이다. 읽기를 할 때에는 독서로그북 작성(책 읽기)과 고전읽기를 한다. 올해 일 년 동안 읽은 고전이 톨스토이 단편선백범일지이고, 논어는 지금 읽고 있다.

 

고전 읽기를 통해 그 책에 나오는 본받을 만한 구절이나 기억에 남는 구절은 적어두고 마음속에 새긴다. 예를 들면 톨스토이 단편선에는 남이 나에게 심한 말을 하거든 침묵하라. 그의 양심이 그를 비난할 것이다.”라는 구절이 나온다. 이런 좋은 구절은 적어두고 외운다. 백범일지는 그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우리나라를 되찾기 위해 얼마나 애 썼는지를 알 수 있는, 책을 읽다가 열의에 불탈 수 있게 만드는 책이다. 논어는 지금 읽고 있지만, 기억에 남는 구절을 적어본다. “아는 것을 안 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그것이 아는 것이다.” 라는 구절이다.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받아들이고 나의 위치가 지금 어디있는지 알아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구절으로 마음에 와 닿았다.

 

일주일에 최소 3권의 책을 읽은 후 독서로그북이라는 기록장에 그것을 적어둔다. 그것이 독서로그북 작성이다. 난 독서로그북 작성을 6학년 3월부터 하기 시작해서 7학년인 지금 난 총 210권정도의 책을 읽었다.


듣기에서는 상대방의 마음까지 듣기라는 것을 통해 마음을 살피는 것을 중요시 한다. 말하기에서는 나의 주장에 근거를 대면서 말하고, 쓰기에서는 매주 주제를 잡아서 에세이를 쓴다. 그것을 통해 글 쓰는 능력이 조금씩 늘어났다.


수리! 일반학교에서는 수학이라 불린다. 일반학교에서는 그냥 수를 계산하고 답을 찾지만, 우리 학교에서는 수리를 통해 수를 찾는 법을 배운다. 문제를 풀어가는 유연한 사고방식과 여러 문제를 수를 통해 풀어가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과학은 눈사람 선생님이라고 따로 객원교사 선생님께서 오셔서 일주일에 한 번 수업을 해주신다. 매주 주제를 다르게 수업한다. 주제별 수업을 하는 것이다. 일반학교에서는 주제별 수업 같은 건 꿈도 못 꾼다고 하던데 우린 매주 주제를 바꿔가며 수업을 한다. 여태까지 들었던 과학수업 중에 가장 맘에 들었던 수업 주제는 ‘우리는 왜 아픈 것인가(병)’에 대해 배운 수업이었다. 병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어떤 병균이 어떤 증세로 사람에게 병을 옮기는 지, 병균의 전염방식에 대해 여러 가지 배웠다. 그래서 요즘 무서운 전염병으로 화제인 에볼라에 대해서도 배우기도 했다. 병에 대해 배울 때가 가장 재미있었고, 흥미있던 시간이었다.

 

그 이외에도 요리, 등산, 방송댄스 등 여러 분야의 수업을 한다. 그리고 작년(6학년 때)에는 2013년을 마치기 전에 ‘생애기획서’를 작성하였다. 자신이 미래에는 무슨 직업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내가 이번 년도동안 무슨 일을 했는지 등 내가 1년동안 작성한 에세이나 성찰일지를 묶어서 책을 만들었다. 그것을 통해 내가 미래에는 무엇을 하며 살 것인지에 대한 생각의 틀을 잡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비전에 대해 공부를 하는 것이다. 생애기획서는 한 번 만들었다고 끝이 아니다. 6학년 때 만들었어도 이번 7학년 겨울학기에는 또 생애기획서를 만들 기획을 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 동안 비전이 바뀌었을 수도 있고, 새로운 꿈에 대해 생각을 해보기 위해서이다. 이렇듯이 대안학교에 다니는 14살 청소년은 성실히 나의 미래를 준비해나가고 있다.

 

이렀듯 영화보기나 책읽기도 도움이 되지만, 영화를 본 뒤에 거기서 나온 용어와 과학이론들에 대해 알아보고 그것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다시 짚어보아야 공부가 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설명을 하자면, 만약 어떤 영화를 보려고 한다. 그냥 무작정 ‘영화 재밌겠다.’ 하고 보는 영화랑 그 영화를 보기 전 그 영화의 핵심이 무엇인지 무엇을 말하는 영화인지, 그 영화에 나오는 용어를 공부하고 나서 영화를 보는 것은 확연히 차이가 있을 것이다. 영화를 보기 전에만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다. 영화를 본 후에는 그 영화에 대한 소감이나 그 영화를 통해 알게 된 것을 꼭 자신 생각을 담아 글로 써서 정리를 해야한다.

 

무작정 그 영화감독이 전하는 생각만 보다보면 ‘아! 저 사람이 이런 생각을 전하고 싶었구나.’ 싶지만, 정작 자신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영화를 공부하고, 그 영화에 대해 나의 생각을 정리하면 나에게는 그 영화에 대한 지식도 생길뿐더러 자신의 생각도 꼼꼼히 정리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영화를 본 것이 굉장히 가치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나는 그것이 공부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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